
베트남 주식 F88, 상장 첫날 88만 동 돌파…왜 거래는 거의 없었나?
베트남 주식 시장에 새로운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대체금융 업계 1위 F88이 상장 첫날부터 화려하게 신고식을 치렀는데요, 주가는 상한가를 찍었지만 거래량은 놀라울 정도로 적었습니다.
참고로 F88이 상장한 UPCoM은 베트남의 비상장 주식시장입니다.
이름에 ‘상장’이란 표현을 쓰긴 하지만, 이는 기업공개(IPO)를 거치지 않은 비상장 주식이 거래되는 장으로, 정보 공개 범위가 제한적입니다.
쉽게 말해, 정식 증권시장(호찌민·하노이)보다는 규제가 완화되고, 거래 편의성이 강조된 시장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장에서 F88은 어떤 첫날을 맞이했을까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상장 첫날, 주가 ‘88.88만 동’ 상한가
2025년 8월 8일, F88은 시초가 63.5만 동으로 UPCoM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개장 15분 만에 주가는 상한가인 88.88만 동까지 치솟았고, 그 가격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이날 거래량은 고작 400주. 반면 매수 잔량은 35만 주 이상 쌓였고, 매도 물량은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늘 마감 주가는 888,800동, 종목 코드도 F88.
베트남에서 숫자 8은 ‘행운’을 의미하는데요, 우연의 일치인지 상장 첫날 주가와 코드가 모두 ‘8’로 물들었습니다.
덕분에 F88의 데뷔 무대는 숫자까지도 화제가 됐죠.
거래량이 적은 이유
겉으로는 ‘상한가에 매물이 안 나왔다’로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F88은 상장 전 OTC(장외) 시장에서 이미 110만~120만 동에 거래된 이력이 있습니다.
상장가와 상한가 모두 OTC 시세보다 낮아, 기존 보유자들이 굳이 팔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또한, 시가총액이 7조 3,410억 동(약 2억 8,200만 달러)에 달하는 탄탄한 기업이라는 점도 매도 기피를 강화했습니다.
F88은 어떤 회사인가
F88은 단순한 ‘대부업체’가 아닙니다. 베트남 대체금융(Alternative Finance)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는 기업으로, 전국에 약 900개의 매장을 운영합니다.
이는 베트남 전체 담보대출·전당포 매장의 약 1/24 규모이며, 신세대형 전당포 기준으로는 점유율 75%를 넘습니다.
특히 F88은 디지털 대출 플랫폼 ‘My F88’을 운영하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앱 출시 6개월 만에 10만 5,000명 이상이 다운로드하고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실적과 성장 전략
2025년 2분기 F88의 세전이익은 1,890억 동으로, 전년 대비 213% 증가했습니다.
같은 분기 대출 집행액은 3조 8,620억 동으로 최근 3년간 최고치였습니다.
2026년까지 전체 거래의 80%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매장 수를 1,000개로 확대하며, 1만 개의 제휴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밝혔습니다.
평균적으로 신규 매장은 개점 후 6개월이면 손익분기점을 돌파한다고 합니다.
투자 시사점
F88의 현재 주가 기준 P/E는 약 10배로, 성장성 대비 무난한 수준입니다.
다만 대체금융 업종 특성상 금리 규제, 부실채권 관리 등 리스크 요인도 존재합니다.
베트남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① 업계 독점적 지위, ② 빠른 디지털 전환, ③ 공격적 확장 전략이 향후 주가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베트남의 거주하는 투자자라면 길거리에 쉽게 보이는 F88의 매장을 한번 유심히 관찰해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결론
베트남 주식 F88은 상장 첫날부터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거래량 희소성과 높은 성장 잠재력은 향후 투자자들의 심리를 계속 자극할 전망입니다.
신규 상장주 특유의 변동성에 유의하면서, 장기 성장 스토리에 관심을 가질 만한 기업입니다.
과거 콘텐츠
빈그룹 의지로 될까? 베트남 OEM 한계와 중진국 함정 현실 진단
호아팟그룹 2025년 2분기 실적 분석: 매출 36조·순익 4.3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