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IPO 시장, 내수 자금이 여는 제3의 사이클
2026년을 앞둔 베트남 증시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여전히 신중한 투자 심리, 외국인 자금의 순유출, 높아진 금리 환경이 공존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전혀 다른 흐름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바로 베트남 IPO 시장의 구조적 재개입니다.
이번 흐름은 단기 유행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이벤트성 IPO 붐’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내수 자금의 축적, 제도 개선, 그리고 실제로 자본이 필요한 대형 민간 기업들의 등장이라는 세 가지 축이 맞물리며, 베트남 증시는 세 번째 IPO 사이클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IPO 시장의 새로운 국면
베트남 증시는 이미 두 차례의 IPO 사이클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첫 번째는 WTO 가입과 맞물렸던 2007~2009년으로, 국영기업의 민영화가 중심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2016~2018년으로, 국영기업과 민간기업이 동시에 상장에 나섰던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2025년 하반기부터 시장은 자연스럽게 제3의 IPO 사이클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단적인 지표는 자금 규모입니다.
2025년 마지막 3개월 동안 IPO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약 40조 동 수준으로, 과거 10년간의 누적 규모에 맞먹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시장의 ‘온도’가 아니라 ‘체력’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내수 자금이 만든 IPO의 기반
이번 IPO 사이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수요의 주체입니다.
과거 베트남 IPO는 외국인 자금 유입 여부에 따라 성패가 갈렸습니다.
그러나 최근 2년간은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도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시장의 유동성과 거래대금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 투자자와 국내 기관을 중심으로 한 내수 자금이 시장의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자금 구조는 IPO 시장에 매우 중요합니다.
신규 상장은 단기 가격 변동성보다, 일정 수준의 흡수 능력이 뒷받침될 때 지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베트남 IPO 시장의 재개 조건으로 ‘내수 자금의 안정적 유입’을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대형 민간 기업들이 다시 움직인다
이번 사이클의 또 다른 특징은 상장 후보 기업의 질적 변화입니다.
2025년까지는 금융·증권 업종 중심의 상장이 두드러졌다면, 2026~2027년에는 소비, 유통, 기술, 제조, 헬스케어 분야의 대형 민간 기업들이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대표적으로 유통 부문에서는 바크호아산, 소비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결제·핀테크 영역의 대형 기술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생산 기반을 갖춘 민간 제조 기업, 그리고 약국 체인과 의료 서비스 기업들까지 상장 후보군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단순한 자금 조달 목적이 아니라,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와 중장기 성장 자금 조달이라는 보다 명확한 상장 동기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IPO 이후 주가 흐름의 안정성과도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제도 개선이 만든 시간의 압축
2025년 이후 베트남 IPO 환경이 달라진 배경에는 제도적 변화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IPO와 상장 심사를 병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상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단축되었습니다.
과거 평균 3개월가량 소요되던 공백 기간이 1개월 내외로 줄어들며, 시장 변동성에 노출되는 리스크 역시 완화되었습니다.
또한 일부 기술적 요건이 완화되면서,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기업들도 자본시장 접근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IPO 시장의 문턱을 낮췄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장 기능을 실물 경제와 다시 연결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IPO 투자, 이제는 ‘선별의 문제’
과거 데이터는 분명한 메시지를 줍니다.
IPO 종목 전체를 놓고 보면 중위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우량 기업을 선별했을 경우 평균 수익률은 여전히 플러스를 기록합니다.
즉, IPO는 더 이상 방향성 베팅의 대상이 아니라, 기업 분석의 연장선에서 접근해야 하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특히 금리가 다시 상승 국면에 들어선 현재 환경에서는, 성장 스토리보다 현금 흐름, 사업의 지속성, 내수 기반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베트남 IPO 시장이 의미하는 것
2026~2027년 베트남 IPO 시장은 단기 호황을 기대하는 장이 아닙니다.
대신, 내수 자금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시장의 깊이를 넓혀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이는 증시의 변동성을 줄이고, 산업 구조를 보다 균형 있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이번 IPO 사이클은 ‘상장이 늘어난다’는 뉴스가 아니라, 베트남 자본시장이 한 단계 성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속도보다 구조를, 화제성보다 기업의 본질을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참고 기사: Lực cầu nội địa tạo nền móng cho chu kỳ IPO mới | Thời báo Tài chính Việt 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