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T, 베트남 AI 국가 전략의 ‘실행 단계’에 들어가다

자라이 AI 연구센터·꽝닌 디지털 기술단지 동시 착공의 의미
베트남 최대 IT 기업 FPT가 2025년 12월 19일, 자라이(Gia Lai) AI 연구센터와 꽝닌(Quảng Ninh) 집중형 디지털 기술단지를 동시에 착공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대형 기술 인프라 착공 뉴스처럼 보이지만, 이번 행보의 본질은 단순한 지역 개발이나 기업 투자에 있지 않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베트남이 수년간 강조해 온 ‘AI·과학기술·디지털 전환을 국가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 이제 실제 인프라 구축 단계로 넘어갔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선언이 아닌 ‘실행’으로 옮겨진 국가 전략
이번 두 프로젝트는 모두 베트남 공산당의 제57호 결의안(57-NQ/TW), 즉 과학기술·혁신·국가 디지털 전환을 핵심 국가 과제로 삼겠다는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물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전략을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연구소가 아니라 민간 기업인 FPT가 주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구조입니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FPT를 단순한 IT 서비스 기업이 아니라 국가 기술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자라이 AI 연구센터, ‘연구소’가 아닌 산업 거점
자라이에 들어서는 AI 연구센터는 총 11.13헥타르 규모로, 단일 연구 시설이라고 보기엔 설계 자체가 상당히 전략적입니다.
구성은 크게 세 축으로 나뉩니다.
첫째, AI 연구 및 디지털 서비스 생산 기능 단순 연구가 아니라 실제 상용 서비스와 산업 적용을 전제로 한 구조입니다.
둘째, 무인기(UAV) 연구·실험 구역 AI를 소프트웨어 영역에만 한정하지 않고, 국방·물류·재난 대응 등 실물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의도가 읽힙니다.
셋째, 데이터센터(Data Center)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 처리와 저장까지 한 공간에 묶어 연구 → 실험 → 서비스화가 가능한 구조를 완성했습니다.
즉, 이 센터는 ‘연구를 위한 연구소’가 아니라 AI 산업화를 위한 거점에 가깝습니다.
왜 하필 ‘자라이’인가
수도 하노이나 호치민이 아닌 중부 고원 지역인 자라이가 선택된 것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베트남은 최근 기술·산업 인프라를 수도권에만 집중시키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방 분산형 성장 모델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자라이 AI 센터는 단순히 지역 균형 발전을 넘어 고급 기술 인력을 지방에 정착시키고, 장기적으로는 국제 AI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실험적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꽝닌 디지털 기술단지, ‘공단’이 아닌 플랫폼
한편, 꽝닌 투언쩌우 지역에 조성되는 집중형 디지털 기술단지(8.94헥타르) 역시 성격이 다릅니다.
이곳은 제조 공장 위주의 산업단지가 아니라,
- AI
- 빅데이터
- 클라우드
- IoT
- 사이버 보안
- R&D 기업
을 집적시키는 기술 플랫폼형 단지로 설계됐습니다.
여기서 FPT의 역할은 입주 기업 중 하나가 아니라, 인프라 투자자이자 생태계 설계자, 그리고 장기 운영 주체입니다.
한국의 판교 테크노밸리나 싱가포르의 원노스(one-north)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습니다.
정부 발언이 보여주는 ‘정치적 신호’
착공식에서 베트남 부총리는 FPT가 AI, 클라우드, 사이버 보안을 국가 핵심 기술로 조기에 규정하고 장기 투자에 나선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축사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정부가 “이 영역은 국가 전략이며, FPT가 이를 실제로 구현할 주체다” 라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 셈이기 때문입니다.
FPT, 기술 기업에서 ‘국가 인프라 기업’으로
이번 프로젝트와 함께 FPT는 양자 AI, 사이버 보안, UAV, 차세대 데이터센터 등을 포함한 전략 기술 지휘 체계를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방향은 명확합니다.
- 외주·하청 중심 IT 서비스 기업에서
- 핵심 기술을 직접 통제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이동
이는 단기 실적보다는 국가 기술 주권과 장기 산업 구조 속에서의 역할을 선택한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정리: 이번 뉴스의 핵심은 ‘착공’이 아니다
이번 FPT의 행보가 의미 있는 이유는 건물을 몇 개 더 짓는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 베트남의 AI·디지털 국가 전략이 선언 단계를 넘었고
- 그 실행 주체로 민간 기업 FPT가 선택됐으며
- 연구·인프라·인력·생태계를 한 번에 묶는 구조가 시작됐다는 점
이 세 가지가 동시에 확인됐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앞으로 FPT를 볼 때는 단기적인 IT 수주 뉴스보다 베트남이 AI와 디지털 주권을 어떻게 구축하려 하는지라는 더 큰 그림 속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참고 기사: FPT khởi công hai công trình công nghệ chào mừng Đại hội Đảng 15 – Vn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