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 밸류에이션, P/E 13.9배인데 왜 돈은 안 돌아올까
베트남 증시 밸류에이션이 중기적으로 매력적인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ACBS에 따르면 현재 VN 지수의 P/E는 약 13.9배 수준이며, 빈그룹(Vingroup) 관련 4개 종목을 제외하면 시장 전체 P/E는 11.35배까지 낮아집니다.
하지만 주가가 싸졌다고 해서 곧바로 돈이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2026년 상반기 베트남 증시는 지수상으로는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실제 시장 내부에서는 유동성 약화와 종목별 차별화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금리 상승, 신용 증가율 관리, 외국인 자금 이탈,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하반기에도 선별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VN 지수는 올랐지만 시장 전체가 강한 것은 아니다
2026년 상반기 베트남 주식시장은 겉으로만 보면 나쁘지 않은 흐름이었습니다.
VN 지수는 상승세를 기록했고, 한때 새로운 고점 구간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분위기는 다릅니다.
지수 상승이 시장 전체로 고르게 확산된 것이 아니라, 일부 대형주와 성장 기대가 뚜렷한 종목에 집중됐기 때문입니다.
ACB증권, 즉 ACBS의 도민짱(Đỗ Minh Trang)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이 단기적으로 여러 외부 변수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베트남 경제는 여전히 긍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2026년 9월 시장 승격 기대도 있지만, 투자자금은 아직 시장 전반으로 넓게 퍼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ACBS에 따르면 호찌민거래소, 즉 HoSE 상장 종목 가운데 약 75%가 200일 이동평균선(MA200)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하노이거래소 HNX에서도 이 비율은 63%에 달합니다.
이는 VN 지수와 HNX 지수가 상승했더라도, 상당수 종목은 여전히 장기 추세 아래에 머물러 있다는 뜻입니다.
현재 베트남 증시는 전체 상승장이라기보다 일부 주도주 중심의 선별 장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래대금 감소가 베트남 증시 회복을 막고 있다
베트남 증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유동성 감소입니다.
ACBS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24조 동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2026년 1분기의 76% 수준이며, 2025년 3분기 고점과 비교하면 약 60%에 불과합니다.
쉽게 말해 시장에 들어오는 돈의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유동성이 줄어들면 주가가 싸 보이는 종목도 쉽게 오르기 어렵습니다.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으면, 상승 흐름은 일부 종목에만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베트남 증시에서는 실적 성장성이 뚜렷하거나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있는 기업에만 자금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밸류에이션이 낮더라도 성장 기대가 약하거나 거시경제 리스크에 민감한 종목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베트남 증시 밸류에이션은 왜 저평가 구간으로 평가될까
ACBS가 FiinPro 데이터를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VN 지수의 P/E는 약 13.9배입니다.
여기에 빈그룹 관련 4개 종목을 제외하면 시장 전체 P/E는 11.35배까지 낮아집니다.
이는 베트남 증시의 10년 평균 밸류에이션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입니다.
ACBS는 현재 베트남 증시 밸류에이션이 중기 관점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구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저평가가 곧바로 강한 상승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주식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은 중요한 기준이지만, 실제 주가 흐름은 유동성, 금리, 환율, 기업 실적, 외국인 수급, 글로벌 경기 전망까지 함께 반영합니다.
현재 베트남 증시는 “싸졌지만 아직 돈이 충분히 돌아오지 않는 시장”에 가깝습니다.
주가가 낮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투자자들이 다시 적극적으로 위험자산을 사들이기에는 아직 부담 요인이 남아 있습니다.
왜 투자자금은 아직 증시로 돌아오지 않을까
ACBS는 베트남 증시 유동성이 약해진 이유를 국내외 금융 환경에서 찾고 있습니다.
첫 번째 요인은 베트남 중앙은행의 신용 증가율 관리입니다.
2026년 신용 증가율은 15% 수준으로 방향이 잡혔고, 분기별 한도는 약 3% 수준입니다.
이는 2025년 신용 증가율 19.1%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신용 증가율이 관리되면 금융시장으로 흘러가는 자금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 역시 이러한 자금 흐름의 영향을 받습니다.
두 번째 요인은 예금금리 상승입니다.
2026년 상반기 베트남의 개인 예금금리는 비교적 크게 올랐습니다.
예금금리가 매력적으로 보이면 일부 투자자는 변동성이 큰 주식보다 은행 예금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요인은 외국인 자금 이탈입니다.
글로벌 금리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제 자금은 신흥시장보다 선진국 시장이나 AI, 반도체, 클라우드, 기술 인프라 같은 글로벌 투자 테마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베트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ACBS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흐름이 베트남뿐 아니라 아시아 여러 신흥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종목만 오르는 이유
현재 베트남 증시에서는 자금이 모든 업종과 종목으로 넓게 퍼지지 않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실적 성장성이 분명하거나 중장기 성장 기대가 뚜렷한 기업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ACBS는 VIC와 VHM을 예로 들었습니다.
두 종목은 2026년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뛰어난 이익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VIC는 기존 부동산 중심 기업에서 다각화된 그룹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많은 종목은 낮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입이 약한 상황입니다.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 환율 부담, 인플레이션 재확대 가능성, 국제유가 상승 등의 거시경제 리스크를 신중하게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재 시장은 단순히 “현재 실적”만 반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이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지, 금리와 환율 변동을 견딜 수 있는지,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함께 평가하고 있습니다.
시장 승격 기대, 하지만 효과는 천천히 나타날 수 있다
2026년 하반기 베트남 증시에서 중요한 기대 요인 중 하나는 시장 승격입니다.
베트남 주식시장은 2026년 9월 공식 승격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장 승격은 장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CBS는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도민짱 센터장은 시장 승격 이벤트가 2026년 9월에 발생하더라도, 패시브 ETF 자금은 2027년 1분기부터 비교적 낮은 비율로 집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현재 글로벌 자금 흐름은 단순히 “신흥시장 승격”이라는 이유만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AI, 반도체, 클라우드, 기술 인프라처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투자 테마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베트남 증시가 승격되더라도 글로벌 거시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외국인 자금 유입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베트남 하반기 증시 전망은 1,750~1,950포인트
ACBS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6년 하반기 VN 지수가 1,750~1,950포인트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유동성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보다는 적정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베트남 경제 자체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입니다.
ACBS는 베트남이 2026년 8% 이상의 GDP 성장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으며, 상장기업들의 이익 증가율도 14~15%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환경은 여전히 부담입니다.
중동 갈등 확산 이후 연료 가격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경우 기업 수익성과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가 동시에 커지면 투자자들은 더 높은 기대수익률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 경우 주식시장의 기회가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면, 자금은 예금처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
2026년 하반기 베트남 증시를 볼 때는 단순히 VN 지수의 방향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지수가 오르더라도 상승 종목이 소수에 그친다면 실제 시장 체감은 약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거래대금 회복 여부입니다.
유동성이 살아나야 상승 흐름이 일부 주도주에서 더 넓은 종목군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금리와 환율입니다.
예금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환율 부담이 커진다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시장 승격 이후 실제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입니다.
시장 승격은 중요한 이벤트이지만, 실제 자금이 언제, 얼마나 들어오는지는 글로벌 투자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업 실적의 지속성도 중요합니다.
현재 시장은 단순히 낮은 P/E보다 앞으로 이익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마무리
베트남 증시 밸류에이션은 분명히 낮아졌습니다.
VN 지수의 P/E는 13.9배 수준이며, 빈그룹 관련 4개 종목을 제외하면 시장 전체 P/E는 11.35배까지 내려갑니다.
중기 관점에서는 매력적인 가격대라는 평가가 나올 만합니다.
하지만 현재 베트남 증시는 아직 강한 유동성 회복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신용 증가율 관리, 예금금리 상승, 외국인 자금 이탈,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2026년 하반기 베트남 증시의 핵심은 “싸졌는가”보다 “돈이 다시 돌아오는가”입니다.
밸류에이션 매력은 분명하지만, 유동성이 회복되고 상승 흐름이 더 많은 종목으로 확산돼야 시장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