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는 오랫동안 ‘보도블록(vỉa hè)’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온 도시다.
길게 늘어선 노점상, 무질서한 주차, 보행 공간을 잠식한 영업 행위는 도시 질서와 시민 안전을 동시에 위협해왔다.
단속을 강화하면 생계 문제가 불거지고, 느슨해지면 다시 혼잡이 반복되는 구조였다.
이번에 호찌민시가 검토 중인 ‘베트남 보도블록 사용 등록’ 제도는 이 오래된 딜레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다.
강한 단속이 아니라, 등록·관리·감시를 디지털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단속에서 관리로, 정책 방향이 바뀌고 있다
2026년 1월 29일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호찌민시 건설국(Sở Xây dựng)은 보도블록과 차도의 임시 사용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관리하는 시범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간단하다.
무단 점유를 일괄적으로 막는 대신, 일정 요건을 충족한 개인·단체가 보도블록 사용을 사전에 등록하고, 행정은 이를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바찌에우 시장, 응우옌짜이 거리, 깍망탕땀(Cách Mạng Tháng 8) 거리 등 과거 상습 민원 지역에서는 질서 회복 효과가 이미 확인됐다.
하지만 인력이 빠지면 다시 원상복귀되는 한계도 동시에 드러났다.
이 때문에 상시 단속이 아닌 ‘상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보도블록 사용 등록, 무엇이 달라지나
호찌민시가 구상하는 보도블록 관리 소프트웨어는 단순한 신청 앱이 아니다.
보도블록을 ‘공짜 공간’이 아니라 도시가 관리하는 공공 자산으로 재정의하는 도구에 가깝다.
등록 시스템이 도입되면, 누가·어디서·언제·어떤 용도로 보도블록을 사용하는지가 데이터로 남는다.
허용 구간과 금지 구간이 명확해지고, 행정의 재량 논란도 줄어들 수 있다.
시민 입장에서는 “왜 여기는 되고, 여기는 안 되느냐”라는 오래된 불신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기술을 쓰는 이유: 사람 대신 시스템
호찌민시는 이번 정책에서 AI 카메라와 시민 신고 앱을 함께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사람이 빠져도 유지되는 질서를 만들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
과거에는 공무원과 경찰이 현장을 떠나는 순간, 보도블록은 다시 점유됐다.
하지만 등록 시스템과 데이터 기반 관리가 자리 잡으면, 위반 여부는 사람의 눈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판별된다.
행정 비용은 줄고, 정책의 일관성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생계와 질서,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이번 베트남 보도블록 사용 등록 정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속 강화’가 아니라 생계와 질서의 공존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찌민시는 소규모 상인과 노점상을 도시에서 몰아내기보다는, 규칙 안으로 편입시키는 쪽을 선택했다.
동시에 도로 확장, 표준에 맞는 보도블록 정비, 공영 주차장 확충 등 인프라 투자도 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즉, 보도블록 문제를 ‘질서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구조의 문제로 보고 접근하고 있다.
호찌민시 실험의 의미
호찌민시의 이번 시도는 단순한 행정 앱 도입이 아니다.
이는 베트남 대도시가 ‘단속 중심 행정’에서 ‘관리 중심 행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제도가 정착된다면, 보도블록을 둘러싼 갈등은 줄어들고, 행정은 예측 가능해질 것이다.
물론 실제 현장 적용 과정에서는 반발과 시행착오도 불가피하다.
다만 분명한 점은, 호찌민시가 더 이상 이 문제를 임시 처방으로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사실이다.
베트남 보도블록 사용 등록 제도는 아직 ‘검토 단계’에 가깝다.
그러나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다른 대도시로 확산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앞으로 호찌민시가 이 문제를 어떤 기준과 데이터로 관리해 나갈지, 그 과정 자체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참고 기사: TP.HCM sắp thí điểm cho người dân đăng ký sử dụng tạm thời vỉa hè qua phần mề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