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허용한 것은 ‘구매’가 아니라 ‘관리된 사용’
2026년 1월 말, 중국 정부가 자국 AI 스타트업 DeepSeek에 대해 엔비디아(Nvidia)의 고성능 AI 칩 H200 구매를 조건부로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는 중국이 미국산 최첨단 AI 반도체 도입을 다시 허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 결정의 본질은 다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수입 허가가 아니라, 중국이 AI 반도체를 어떻게 통제·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규제 모델을 공식화하는 과정에 가깝다.
다시 말해, 핵심은 ‘얼마나 많이 들여오느냐’가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쓰이느냐’다.
DeepSeek는 왜 예외처럼 보였을까
DeepSeek는 2025년 초,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고성능 AI 모델을 구현하며 글로벌 기술 시장에 큰 충격을 준 기업이다.
OpenAI를 비롯한 미국 빅테크와 비교해도 비용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국 내에서는 전략적 AI 기업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이런 배경 속에서 DeepSeek의 H200 구매 승인 소식은 ‘중국이 다시 문을 열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쉬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DeepSeek 단독 승인이라기보다, ByteDance·Alibaba·Tencent 등 대형 IT 기업들과 함께 관리 대상 AI 수요자로 묶여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 상무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동시에 관여하는 구조는 이번 결정이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관리 차원의 사안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조건부 승인이라는 표현이 의미하는 것
‘조건부 승인’이라는 표현은 중국 AI 반도체 규제의 핵심을 가장 정확히 드러낸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세부 조건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 칩의 사용 목적과 활용 범위에 대한 제한이다. 특정 연구, 특정 모델 학습 등으로 사용처를 명확히 구분하려는 시도다.
둘째, 데이터 관리 및 보안 관련 요건이다. AI 학습 과정에서 생성·활용되는 데이터가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관리 체계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재판매·전용 금지 조항이다. 구매한 H200이 제3자에게 이전되거나 군사·민감 영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즉, 중국은 AI 반도체를 ‘자유재’가 아닌 전략 물자로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며, 이번 DeepSeek 사례는 그 관리 프레임을 시험하는 첫 사례에 가깝다.
엔비디아에게는 기회이자 불편한 신호
이번 조치는 엔비디아에게 양면적인 의미를 가진다.
단기적으로는 H200의 중국 수출 길이 다시 열렸다는 점에서 분명한 기회다.
실제로 미국 정부 역시 최근 엔비디아의 H200 중국 판매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판매 이후의 사용 조건까지 중국 정부의 관리 대상이 된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판매는 허용되지만, 통제는 중국이 한다’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CEO 젠슨 황이 공식 확인을 받지 못했다고 밝힌 점 역시, 이 거래가 일반적인 상업 계약이 아니라 정책·외교적 사안과 결합된 거래임을 시사한다.
중국 AI 반도체 규제가 향하는 방향
이번 DeepSeek H200 조건부 승인은 중국 AI 반도체 규제의 향후 방향을 비교적 명확하게 보여준다. 중국은 전면 차단도, 무제한 개방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선별적 허용 + 강력한 관리라는 중간 지점을 택했다.
이는 향후 다른 고성능 AI 칩, 다른 해외 기술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시장을 다시 두드리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판매 허용 여부’보다 ‘관리 조건’이 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환경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투자 관점에서의 정리
이번 이슈를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단순히 DeepSeek나 엔비디아의 단기 뉴스로 소비하기에는 아쉽다.
핵심은 중국이 AI 반도체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공식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AI 기업들에게는 성장 기회이자 규제 리스크이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거대한 시장과 복잡한 조건이 공존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중국은 AI 반도체를 ‘얼마나 사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누가 통제권을 가지는가’를 선택했다.
DeepSeek의 H200 승인 뉴스는, 그 선택이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참고 자료: Trung Quốc phê duyệt có điều kiện cho DeepSeek mua chip H200 của Nvi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