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수익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
베트남 금융시장에서 은행의 보험 관련 수익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여러 은행에서 보험 수수료 수입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한동안 주춤했던 비이자수익 부문이 다시 힘을 받는 모습이다.
단기 실적 개선만 놓고 보면 긍정적이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은행들이 보험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보험은 은행 입장에서 ‘부가 수익원’에 가까웠다.
대출과 예금이라는 본업 위에 얹히는 수수료 사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험이 은행의 수익 구조를 장기적으로 지탱할 핵심 축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bancassurance와 은행 주도의 보험 생태계 확장이 있다.
은행과 보험, 두 갈래 전략이 동시에 진행된다
현재 베트남 은행들은 보험 시장에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하나는 기존처럼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bancassurance 채널이고, 다른 하나는 보험사를 직접 보유하거나 신규 설립해 생태계 안으로 편입하는 방식이다.
MB와 BIDV는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생명·손해보험사를 함께 보유하며 금융그룹 형태의 구조를 만들어 왔다.
여기에 Techcombank가 가세하면서, 은행이 단순 판매 채널을 넘어 보험 사업의 주체로 이동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
이 구조에서는 수수료 수익뿐 아니라 상품 설계, 고객 관리, 장기 계약에서 발생하는 반복 수익까지 은행이 직접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숫자로 확인되는 보험 수익 회복 흐름
보험 부문의 회복은 실제 숫자로도 확인된다.
MB 그룹의 보험 계열사는 bancassurance 채널에서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보험료 수입 기준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Agribank 계열 보험사 역시 은행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Techcombank의 경우, 2025년 보험 관련 수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며 비이자수익 개선에 기여했다.
특히 계약 유지율이 높은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단기 판매 실적을 넘어 장기 수익 안정성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보험 계약은 10년, 20년 단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한 번 확보한 고객과의 관계가 지속적인 금융 거래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많이 파는 보험’에서 ‘잘 운영하는 보험’으로
다만 보험 수익 확대가 곧바로 질적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bancassurance 확대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과도한 판매 압박, 상품 선택의 편중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은행이 보험사를 직접 소유하는 구조가 확대될수록, 이러한 문제는 더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 시장의 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판매량보다 운영의 표준화와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상품 비교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계열사 상품으로 유도되는 구조는 단기 수익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
경쟁 구조 변화와 시장 재편 가능성
은행의 보험 사업 확대는 보험업계 전반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은행 채널 의존도가 높았던 일부 보험사는 유통 구조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은행을 중심으로 한 폐쇄적 구조가 강화될 경우, 시장 전체의 성장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향후 보험 시장의 관건은 ‘얼마나 많이 파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은행과 보험사 간의 경쟁이 배타적 관계가 아니라, 고객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으로 작동할 때 시장의 파이는 커질 수 있다.
보험 침투율이 말해주는 장기 성장 여지
베트남의 보험 침투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주변국 대비 낮은 비중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구조적 성장 여지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거 고성장 국면 이후 조정기를 거치며 나타난 시장 재정비는 단기적으로는 성장 둔화로 보였지만, 장기적으로는 질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 환경의 안정, 제도 정비, 인구 구조 변화가 맞물릴 경우 보험 수요는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단순한 판매 채널을 넘어, 금융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플랫폼으로서 보험을 핵심 서비스 중 하나로 끌어안게 될 것이다.
은행 보험 수익, 장기 전략의 시험대
결국 보험은 은행에게 선택이 아닌 전략의 문제가 되고 있다.
단기 실적을 끌어올리는 수수료 사업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신뢰와 표준화에 기반한 장기 수익 엔진으로 키울 것인지는 각 은행의 판단에 달려 있다.
보험 수익의 회복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이 흐름이 일시적 반등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은행 스스로가 판매자이자 관리자로서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보험을 얼마나 파느냐’보다 ‘보험을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앞으로 베트남 금융시장에서 은행의 가치를 가르는 중요한 잣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참고 기사: Doanh thu bảo hiểm khởi sắc, ngân hàng cần chuẩn hóa để đi đường dài | Thời báo Tài chính Việt 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