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 2025년은 숫자만 보면 매우 인상적인 해입니다.
VN-Index는 미국 관세 이슈로 급락했던 4월 저점 이후 60% 이상 반등하며 1,700포인트를 돌파했습니다.
연초 대비 상승률도 약 30%에 달합니다.
겉으로 보면 베트남 증시는 다시 한 번 강한 상승 국면에 진입한 듯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투자자들의 체감은 다릅니다.
계좌 수익률은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했고, 변동성은 커졌으며, 심리적 피로도는 누적되었습니다.
2025년 베트남 증시는 ‘지수 상승’과 ‘투자자 체감 수익’ 사이의 괴리가 매우 뚜렷하게 나타난 해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5년 베트남 증시의 구조적 특징과 투자자 심리가 왜 불안해졌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VN-Index 급등, 베트남 증시는 왜 이렇게 강했나
2025년 베트남 증시는 견조한 거시 환경을 바탕으로 빠르게 회복했습니다.
3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8.22%를 기록했고, 9개월 누적 성장률도 7.84%로 연간 목표치에 근접했습니다.
물가 안정과 낮은 금리 환경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고, 유동성도 시장으로 유입됐습니다.
여기에 6월 KRX 거래 시스템 도입, 10월 FTSE Russell의 신흥국(EM) 편입 발표가 더해지면서 베트남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확대됐습니다.
경기 회복 과정에서 저평가된 종목이 재평가받을 수 있다는 논리도 힘을 얻었습니다.
그 결과 VN-Index는 1,300선을 안정적으로 돌파한 뒤 1,500, 1,600, 1,700포인트를 연속으로 넘어섰습니다.
베트남 증시는 ASEAN 지역 내에서도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하는 시장 중 하나로 평가받았습니다.
지수는 오르는데 계좌는 답답한 이유
문제는 베트남 증시의 상승이 시장 전반에 고르게 확산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VN-Index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소수 대형주의 움직임이 지수를 좌우합니다.
일부 초대형주만 상승해도 지수는 강세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2025년 VN-Index를 사실상 견인한 종목은 VinGroup 계열이었습니다.
VIC, VHM, VRE 등 주요 종목이 지수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IT, 화학, 산업재 등 다른 섹터의 다수 종목은 부진하거나 횡보에 머물렀습니다.
실제로 연초 이후 HOSE 상장 종목 중 약 150개 종목이 여전히 하락 구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투자자가 VinGroup 핵심 종목을 보유하지 않았다면, VN-Index가 60% 이상 상승하는 동안에도 계좌 수익률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베트남 증시에서 ‘지수는 강한데 내 종목은 약한’ 체감 괴리가 커진 배경입니다.
변동성이 만든 투자 심리의 피로
2025년 베트남 증시는 상승 국면 속에서도 급락 구간이 반복됐습니다.
하루에 VN-Index가 60~80포인트 조정을 받는 날이 여러 차례 나타났고, 지수는 보합권이지만 개별 종목의 하락 비중이 60%를 넘는 날도 잦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 계좌는 잦은 손실 구간을 경험했고, 특히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들은 15~20% 이상 손실을 겪는 사례도 발생했습니다.
신규 투자자 유입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런 변동성은 심리적 부담을 더욱 키웠습니다.
베트남 증시는 상승 추세 속에서도 체력 소모가 큰 장세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 매도와 유동성 부담
2025년 또 하나의 부담 요인은 외국인 투자자의 지속적인 순매도였습니다. 1~9월 누적 기준으로 외국인은 약 39억 달러 규모를 순매도했고, 10월 초까지도 연속 매도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증권사들은 외국인 매도의 배경으로 달러 금리와 동(VND) 금리 간 격차 확대, 미국 기술주 투자 쏠림 현상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성과 성장성이 높은 미국 자산으로 이동하면서 베트남 증시의 수급 부담이 커졌다는 해석입니다.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면서 거래대금도 전월 대비 감소했고, 시장 유동성은 다소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는 단기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베트남 증시, 앞으로 무엇을 봐야 하나
FTSE Russell 신흥국 편입 이후, 베트남 증시는 중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일부 증권사는 향후 10~15억 달러 수준의 신규 자금 유입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정책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입니다.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 글로벌 금리 환경,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베트남 증시 변동성을 다시 확대시킬 수 있습니다.
결국 2025년 베트남 증시는 ‘지수 상승기에도 종목 선택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 해였습니다.
VN-Index만 보고 시장을 판단하기보다, 실제 시장 내부의 확산도와 수급 구조, 투자 심리를 함께 점검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베트남 증시는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지만, 변동성이 큰 신흥시장이라는 본질도 함께 인식해야 합니다.
차분한 전략과 분산 접근이 장기 성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